정말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게 됐다. 내가 그린 그림을 처음 본 아내는 만약에 미술 쪽으로 진학을 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라고 묻는다. 글쎄... 주변에 미술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있었더라면, 그런 롤모델이 있었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알 수 없다. 지나간 시간들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학교, 직장, 가족, 친구들.. 지금의 나를 다듬어 준 소중한 시간과 사람들이다. 서른이 넘은 이제서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고, 내 의지대로 행동에 옮길 수 있게 된 것일 뿐. 연필을 손에 쥐고 스케치북과 마주앉아 나에게 집중하는 이 시간이 좋다. 아직 수업시간에 학생들 앞에서 발표하고 비평을 주고 받는 것은 정말 긴장되고 심장 떨리는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좋아하는 것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밥벌이도 해야하고, 새벽까지 과제도 해야해서 피곤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지금에 감사드린다.


아래는 이승환의 '물어본다'. 가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 요즘 한창 소화시키고 있는 내 생각들을 어쩌면 이렇게 잘 담아내고 있는지. 자꾸 들어도 좋다.





물어본다 | 이승환 | 8집 Karma


많이 닮아있는건 같으니 / 어렸을적 그리던 네 모습과 

순수한 열정을 소망해오던 / 푸른 가슴의 그 꼬마아이와

어른이 되어 가는 사이 / 현실과 마주쳤을때

도망치지 않으려 / 피해가지 않으려

내 안에 숨지 않게 / 나에게 속지 않게 오오

그런 나이어 왔는지 / 나에게 물어본다 오오

부끄럽지 않도록 / 불행하지 않도록

워워워 않도록


푸른 가슴의 그 꼬마아이는 /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니

어른이 되어 가는 사이 / 현실과 마주쳤을때

도망치지 않으려 / 피해가지 않으려

내 안에 숨지 않게 / 나에게 속지 않게 오오

그런 나이어 왔는지 / 나에게 물어본다 오오

부끄럽지 않도록 / 불행하지 않도록

더 늦지 않도록 


부조리한 현실과 / 불확실한 미래에 

내 안에 숨지 않게 / 나에게 속지 않게 오오

그런 나이어 왔는지 / 나에게 물어본다 오오

부끄럽지 않도록 / 불행하지 않도록

워워워 않도록



Posted by Mr. G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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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웹상에서 지메일(http://www.gmail.com)을 이용해 이메일을 보내다가 우연히 알게된 기능입니다. 영어로는 Forgotten Attachment Reminder 라고 부르는 모양인데요. 메일 본문에 첨부파일을 의미하는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성자가 아무런 파일도 첨부하지 않고 보내기를 시도할 경우 에러메시지를 출력해주는 기능입니다. 사실 이런 실수는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장문의 메일을 작성하면서 마지막에 첨부파일을 깜빡하거나, 서둘러 메일을 작성하다가 미처 업로드 하지 못하고 보내기를 클릭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일시정지를 누르고 싶은 간절한 순간 말입니다. 친구들 사이에 주고 받는 이메일의 경우에 이런 실수는 아무런 문제가 아닙니다만, 거래 업체와 업무상 주고 받는 중요한 이메일이었거나, 직장 상사에게 보내는 보고 형식의 메일에서 이런 실수가 발생하면 큰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작성자의 신뢰에 금이 가거나 성실하지 못한 근무 태도로 여겨지기 쉽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렇게 사람이라서 할 수 밖에 없는 실수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직장 사내 메일을 구축할 때 한 번쯤 고려할 필요가 있는 기능 같습니다.



주인님, 첨부파일이 없는뎁쇼?

똑똑한 지메일, Forgotten Attachment Reminder



검색을 해보니 2008년 9월 Official Gmail Blog에 관련 글이 올라온 것을 보니 구글에서 꽤 오래 전부터 다듬어온 기능으로 보입니다. 평소에 맥북에 기본으로 설치된 Mail을 사용하다보니 알지 못했던 기능이네요. 테스트 해보니 지메일 한글 버전에서는 동작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웹상에서 영문 버전의 Gmail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동작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MS Outlook에서도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좋은 기능은 널리 퍼져서 사람들을 이롭게 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메일이나 네이버 메일, 맥북 Mail 등에서도 유사한 기능이 제공되면 좋겠네요.


그런데 문득 든 생각 한가지, 위와 같은 오류를 출력하기 위해서는 본문 내용을 누군가가 한 번 훑어봤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물론 여기서 그 주체는 사람이기 보다는 미리 짜여진,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프로그램이겠지만,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봤을 때 자칫 위험한 기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가 보내는 메일을 누군가(여기서는 프로그램) 훔쳐보는 것이 100% 가능하다는 이야기니까요. 메일의 모든 내용이 아니더라도 특정 단어나 문장을 검출해서 발신인과 수신인을 추적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흔히 사용하는 Ctrl + F 만큼이나 크게 어렵지 않은 기술인 듯 싶은데, 잘못 사용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정말 편리한 기능이라고 치켜 세우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올바르게 사용될 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첨부파일 없이 메일 보내기를 테스트했던 화면입니다. 문장에 have attached, attached file 등이 있을 경우 해당 기능이 동작하였습니다. 한글버전에서는 동작하지 않았고, 영문버전에서만 동작하였습니다.




Attachment Reminder가 동작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단어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군요.


Posted by Mr. G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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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학생이 된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훌쩍 떠나온 33살 아저씨 입니다. 지난 주에 우체국에서 학교 지원서를 부치고, 온라인으로 접수 확인도 하였습니다. 이로써 정식으로 'UX 디자이너 되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통과 해야할 할 관문들이 많이 남아있고, 앞으로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그 결과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고, 진로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과와 상관없이 새로 시작하는 지금의 마음가짐을 기억하고, 혹시 저처럼 늦은 나이에 새로 시작하기를 주저하는 분들이나 비슷한 진로를 걷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의 과정을 하나 하나 블로그에 기록하고자 합니다. 해당 프로젝트 내용은 이 곳 티스토리 블로그가 아닌 구글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스팟(http://designergray.blogspot.com)에 기록해 나갈 계획이며, 블로그 우측 사이드바에 있는 'UX 디자이너 되기' 프로젝트 링크를 통해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UX 디자이너 되기 프로젝트

과연 할 수 있을까?



남보다 뒤늦은 출발을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걸고 그 과정 하나 하나를 기록한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그 결과도 확실치 않다는 점에서 블로그에 공개적으로 올리는 것이 괜찮을지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왕에 아이디어가 떠오른 지금, 망설이지 말고 하루빨리 진행하는 것이 이미 늦은 출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록된 '미국에서 UX 디자이너 되기' 블로그는 아마도 저에게는 타임머신이 될 것 입니다. 혹시 나중에 그만 둘까 고민될 때, 이 글과 블로그에 남겨진 기록들을 되돌아 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이기도 하니까요. 디자인 공부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을 때, 옛 직장 동료분께서 그 동안 배워둔 것이 아깝지 않냐고 물으셨습니다. 네, 저 역시 졸업장과 그 동안의 경력들이 아깝습니다.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어쩔 수 없이 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결국에는 지치지 않고 더 오래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과거의 모든 경험이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경험들이라고 믿고 있기도 합니다.


UX 디자이너 되기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최근에 느낀 점 하나는, 그 동안 성장해 오면서 내가 스스로 그 무엇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 남들에게 나를 그 무엇으로 만들어주기를 바래왔다는 점입니다. 학교에 가서는 나를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만들어 주기를, 대학에 가서는 취업이 잘되는 취업준비생으로 만들어 주기를, 직장에서는 돈 잘 버는 직장인으로 만들어 주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무엇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인생에서는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남들이 생각하는 성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의미있음을 알았습니다. 혹시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안고 있는 분들을 위해 (비록 저는 오랜시간 걱정만하고 시작을 여태껏 미루긴 했지만) 제가 과감하게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된 세 분의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3인 3색의 이야기, 나도 할 수 있다!



1.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소설가 김영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라고 외치는 소설가 김영하씨의 TED 강연 동영상 입니다. 경영학과에 입학하여 경영학 석사학위까지 마쳤지만 결국 소설가로 입문한 그의 경력을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그의 이야기가 더욱 진솔하고 뜨겁게 다가왔습니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 끓고 있지만 막상 시작하는데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 권해드립니다.  



비디오가 재생이 안 될 경우 여기를 클릭하세요. TED 홈페이지 가기 




2. 인생에 한 번은 나만을 위해, 미국변호사 김정은


'인생에 한 번은 나만을 위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김정은 변호사의 이야기 입니다. 한국의 의대생이 혼자 힘으로 미국에서 변호사가 되기까지, 처음에는 이 한 줄의 책 소개글이 저에게 너무나 무겁고 멀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의 글들을 읽어 보면서 이 사람도 나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사람이구나. 나도 이 사람을 닮고 싶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나와 전혀 다른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지만, 결국에는 끊임없는 시도와 부단한 노력만이 성공의 열쇠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사진출처: 제키(김정은)의 블로그 http://www.jekkie.com



3. MBC 라디오스타 최초 일반인 출연! 미디어아티스트 송호준


지난 주 MBC 라디오스타 "왜저래?" 편에 최초로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등장하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2억여원의 거금을 들여, 그것도 자비로 개인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송호준씨 이야기입니다. 비록 재료비가 30~40만원 안팎의 주먹만한 크기의 인공위성이었지만, 혼자서 만든 개인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에 쏘아 올린 이 퍼포먼스를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리고 단순한 이벤트에서 머물지 않고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생각해 볼만한 메시지를 던져 주고 싶었다는 참신함이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금전적으로 어려워서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이미 해외에도 많이 알려지고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그의 말에 'UX 디자이너 되기' 블로그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제 되돌릴 수 없도록 뒷문을 잠그겠습니다. 



OSSI(Open Source Satellite Initiative) 홈페이지 http://www.opensat.cc/kr/




마지막으로 Mr. Gray 에게 '프로젝트' 란? 

원하는 색을 만들기 위해 물감을 섞어보는 파레트다.


앞으로 '미국에서 UX 디자이너 되기' 프로젝트는 HCC 입학을 시작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갈 계획입니다. UX 디자이너가 최종 목적지가 아닐 수도 있지만, 지금 제가 즐거워하는 일에 가장 가까운 분야입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길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을 있다면 프로젝트 블로그를 통해서 서로 의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추가로 Project F.(한국에 있는 지인들 얼굴 그리기), Project L.(아름다운 조명찍기)과 같은 다른 프로젝트들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초점이 나간 한 장의 사진은 실수에 불과 하지만, 열 장이 모이면 새로운 시도가 되고, 백 장이 모이면 그 사진작가만의 스타일이 된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중에 무엇이 될지 아직 모르지만, 저만의 고유한 색깔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꾸준하게 해 볼 생각입니다. 어디선가 각자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분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응원의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Mr. G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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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영어 공부 좀 하라고 6개월간 구독해 준 타임지, 그런데 평소에 잘 읽지 않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보다는 사진과 인포그래픽 구성만 훑어보고 덮기가 일쑤죠. 책상 한 켠에 쌓인 타임지를 보면 아내에게 미안해집니다. 그런데 오늘 그렇게 몇 장 들춰보다가, 우연히 한국 풍경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타임지가 본 한국 국군의 날 풍경

그런데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인데? 김인숙 작가의 제작비 6억짜리 사진!




처음에는 단체로 등장한 아시아인들의 모습에 무심코 들여다 봤는데 아무리 봐도 한국의 직장인들처럼 보였습니다. 눈에 익숙한 오피스룩의 옷차림과 목에 맨 아이디카드, 한국 사람, 중국 사람, 일본 사람 섞어놓아도 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을 알아보잖아요.  




자세히 봤더니 지난 10월 1일 제65회 국군의날 시가행진 때, 그 모습을 사무실에서 내려다보는 직장인들을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타임지에서는 운동경기를 관람하는 관중에 비유를 해놓았네요. 그리고 사진을 찍은 기자분은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님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로이터 Reuters 는 왜 함께 적혀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마 같은 사진을 로이터에도 송고하시나 봅니다. (연합-로이터가 함께 표시된 이유는 맨 마지막 부분에 추가된 김도훈 기자님의 답메일에 나와있습니다.) 본인의 사진이 타임지에 실렸는지 알고 계실까요? 혹시 연합뉴스 홈페이지에 연락처가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메일이라도 한 번 보내보게요.


국군의 날을 Nation's Armed Forces Day 라고 하는군요. 그리고 원래는 10월 1일이 국군의 날이 아니었는데 과거의 육군의 날(10월 2일), 공군의 날(10월 1일), 해군의 날(11월 11일)을 하나로 합쳐 1956년에 제정하였다고 합니다. 특별히 10월 1일이 선택된 이유는 1950년 6·25전쟁 때 동부전선에서 육군 제3사단이 앞장서 38선을 돌파, 진격한 날인 10월 1일이라고 하네요. 또한 1953년 10월 1일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대한민국 외무부장관 변영태와 미국 국무장관 존 포스터 덜레스의 서명으로 체결된 날이기도 하답니다.(출처: 한글 위키백과 '국군의날')




개인적으로 이 사진에서 제일 인상깊은 모습은 1행2열(위 사진 오른쪽)에 돌아 앉아있는 분입니다. 다들 창가에 서서 국군 장병들의 시가행진을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는데, 이 분만 유독 모니터를 보며 열심히 업무에 집중하고 계십니다. 혼자서 계시는 걸 보니 직위가 높으신 분 같은데, 과연 업무에 집중하고 계신걸까요? 혹시 주식차트를 보고 계신건 아닌지, 모니터가 보이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네요. 




저도 사진에 나온 분들처럼 테헤란로에서 군인들의 시가행진 모습을 사무실에서 내려다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행사를 준비하느라 고생했을 군인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짠- 했더랬죠.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실거에요. 군대에서 행사 준비과정의 어려움을. 아, 문득 당시에 있었던 사건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강의석 군의 나체 반전 퍼포먼스! 빵으로 만든 총을 들고 퍼레이드 중간에 뛰어 들었었죠. 전날 밤부터 테헤란로 화단에 숨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린나이에 그 깡이 참 대단하다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찾아보니 2008년, 벌써 5년 전 일이네요. 제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군요. 




오른쪽에 사무실에는 여자 직원이 안 계신가봐요. 남자 두 분만 우두커니 계시네요. 둘이서 옛날 추억을 되돌리고 계시겠죠? 내가 군대에 있을 적에는 말이야.. 하면서.




반대로 여기는 여자 직원분들만 계시네요.




이 분은 넘어질 듯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시네요.




이 쪽 사무실은 분위기가 참 좋아 보입니다. 아예 창가에 걸터 앉아 편하게 구경을 하고 계시는군요.




여기도 사진 찍기 삼매경. 모두가 같은 날, 같은 행사를 보고 있지만, 다양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로운 사진입니다.



(Yonhap-Reuters) Oct. 1, 2013. People in their offices watch South Korean troops during a military parade during a ceremony to mark the 65th anniversary of Armed Forces Day in central Seoul.


타임지 홈페이지(http://lightbox.time.com)에 올라온 사진을 캡쳐해봤습니다. 홈페이지에 가면 확대보기 및 다운로드가 가능하네요. 사이트에 방문하려면 링크를 클릭하세요.



그런데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인데.. 어디서 봤더라?




제가 처음에 이 사진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라고 했는데요. 제가 평소에 자주 들리는 사진 관련 블로그(썬도그님의 블로그 '사진은 권력이다.' http://photohistory.tistory.com/12607)에서 본 김인숙 작가님의 Saturday Night Facade 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2007년 독일에서 제작된 사진으로 가로 4.6m, 세로 3m의 대형사진이라고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제작비가 무려 6억이나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가까이에서 자세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 삶을 모두 담아놓은 것마냥, 66개의 객실마다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행동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살하는 사람에서 부터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사람, 혼자서 외롭게 TV를 보는 사람 등등. 그리고 그냥 호텔 풍경을 찍은 것이 아니고, 별도의 스튜디오에서 방 하나씩의 장면을 소품들과 함께 연출하여 촬영한 다음, 호텔 전경 사진에 하나씩 합성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아래가 그 합성 전의 호텔 사진입니다.




호텔은 독일의 라디손 블루 미디어 하버 호텔이라고 하고요. 이 사진 촬영을 위해 하루동안 영업을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거기다 3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친 작품이라고 하니, 제작비 6억은 더이상 놀랍지도 않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썬도그님의 블로그 '사진은 권력이다.'에 방문하시면 훨씬 깊이 있는 설명과 함께 사진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썬도그님의 블로그는 13,000개가 넘는 포스팅이 올라와 있는데요. 한 번 빠지게되면 헤어나오기 힘든 블로그 중에 하나 입니다. 마음 준비를 단단히 하고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 김인숙 작가님의 Saturday Night Facade 사진과 설명은 썬도그님의 '사진은 권력이다.' 블로그의 내용을 일부 차용한 것으로, 트랙백과 덧글로 썬도그님께 이 사실을 알려드렸습니다. 퍼가기에 관대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혹시 문제가 되면 참고한 부분은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 글 저장 후에는 김도훈 기자님께 메일을 써 볼 생각입니다. 타임지에 실린 소식을 전할 겸, 우연하게 비슷한 느낌으로 사진이 찍혔겠지만, 혹시 김인숙 작가님의 작품을 아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만약에 회신이 온다면 그 소식도 함께 추가해보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사진인데, 썬도그님의 블로그를 통해서 김인숙 사진작가님의 작품을 연상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사진을 보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더니, 처음으로 사진보는 재미를 느껴 봅니다.


- 감사하게도 김도훈 기자님께서 답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언론사의 사진 원소스 표기 방식도 알게되고, 촬영 전 촬영지를 섭외하러 다니는 수고로움도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멋진 사진 링크도 함게 보내주셨는데, "달 위를 걷다." 라는 제목의 사진입니다. 타임지에 올라온 사진 하나로 시작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아래는 김도훈 기자님 답메일 입니다.


안녕하세요. 


보내주신 메일 잘 받았습니다. 타임지에 제 사진이 실린 건 덕분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제 사진이 타임지에 실리다니 영광이네요. ^^;

 

우선 연합뉴스 사진이 로이터 바이라인으로 함께 나가는 건 통신사 규약 때문인데요. 국내에서 외신 사진을 발행할 때도 로이터=연합뉴스, AP=연합뉴스 등의 표기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연합뉴스가 해외 뉴스를 취재한 외신 사진들을 받아서 발행하지만 반대로 해외 통신사가 연합뉴스 사진을 픽업해서 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소스를 먼저 적어주기 때문에 Yonhapnews-Reuters 로 표기되었습니다. 만약 반대로 외신을 국내에 발행할 땐 그 반대로 기재합니다.

 

그리고 말씀해주신 김인숙 작가님의 사진 같은 경우는 예전에 본적이 있습니다. (실제 사진이 아닌 인터넷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그 비하인드 스토리도 읽어봤었고요. 그런데 제가 찍은 사진의 경우에는 김인숙 작가님의 사진을 염두에 두고 찍은 건 아닙니다. 김 작가님의 작품 같은 경우 철저히 구상과 준비가 필요한 작업이지요. 사진기자의 일 경우에도 철저한 준비를 하고 접근하는 경우도 있지만,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취재하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시가행진 2~3주 전부터 제가 올라갈 포인트를 미리 섭외하러 돌아다녔었는데, 제가 마지막에 섭외한 건물에서 그 건물의 창문을 보고 사람들이 있으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그 상황이 되어야 알 수 있는 일이라. ^^

 

마지막으로 지난달 국군의 날 리허설 때 찍은 사진 하나 링크 보내드리면서 편지 줄일게요. 타지에서 고생하신 만큼 꼭 앞으로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달 위를 걷다."

(기사원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6503481)


Posted by Mr. G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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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북미주 순회강연 소식입니다. 한국에서는 '즉문즉설'로 잘 알려진 법륜스님께서 9월 2일부터 4주간 미국 22개 도시를 돌며, 2013 '희망세상 만들기'라는 주제로 순회강연을 하고 계십니다지난 9월 15일 이 곳 휴스턴에도 강연이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종교를 떠나서 삶에 도움이 되는 좋은 이야기들을 듣고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강연 중에 쏟아지는 다양한 질문과 사연들에 곧바로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법륜스님의 만능열쇠 같은 해법공식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는데요. 그 결과도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자, 현장을 담은 사진과 함께 '즉문즉설'의 깨달음의 장으로 한 번 들어가 보실까요.



불교의 지혜로 풀어보는 삶의 문제들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 만들기' 즉문즉설 미주 순회강연 휴스턴 편은 2013년 9월 15일 오후 4시 일요일 쉐라톤 호텔에서 열렸습니다.




정토회 회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일찍부터 나오셔서 행사 준비를 마친 모습입니다. 맞은편에 빈 탁자와 의자가 준비된 것을 보니 강연이 끝나고 사인도 해주실 모양입니다.



다른 한쪽에는 법륜스님의 책과 강연 CD가 판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연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 벌써부터 와 계신 분들이 있네요.




일찍 오셔서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SBS '힐링캠프'에 출연하셨던 영상을 잠깐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연시간이 다가오고, 자리도 꽤 많이 찼습니다.




드디어 법륜스님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단렌즈를 사용하는 관계로 강연 중 스님의 가까운 모습을 담기가 어려웠습니다. 양해 부탁드리고요. 약 30분 정도 스님 말씀이 끝나고, 참석자들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질문의 주제는 자유롭니다. 종교적인 내용에서부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고민과 슬픔, 그리고 그 해결책이 오고 갑니다. 제가 처음 즉문즉설을 접했을 때 놀라웠던 것은, 그 많고 다양한 삶의 고민들을 간단 명료하게 정리하고 짧은 시간에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스님의 혜안이었습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푸는 만능열쇠 같은 스님만의 공식이 있지 않을까? 그것을 나도 깨닫는다면 나에게도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찾는 만능열쇠 - 내 자신, 그리고 받아들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이미 접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문제를 푸는 열쇠는 자기 마음가짐 입니다. 자기가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고민하거나 집착하지 말고, 자기가 바꿀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자기 마음 하나도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다른 사람과 세상을 자기 뜻대로 바꾸는 것은 더 어렵겠지요. 그리고 살아가는데 어느 정도의 고민과 갈등은 피할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저도 앞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길 바라긴 했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스님 조차도 마음 속에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날 때가 있다고 하셨을 정도니까요. 또한 어떤 문제에 부닥쳤을 때, 지나치게 그 문제를 껴안고 있다보면 점점 주변이 보이지 않게 되고 나 혼자만 겪는 문제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고개를 돌려보면 이 지구상의 그 누군가도 나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내가 그러하면 남도 그러하고, 남이 그러하면 나도 그럴 수 있다는 쉬운 그 사실 말입니다. 이런 문제를 겪는 것이 나 혼자만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얼마 전에 라디오에서 들었던 한 진행자의 말이 떠오릅니다. 별 문제없이 학창시절을 보낸 여학생이 집을 떠나 대학교에 다니면서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수많은 학대 이후에 아이를 임신한 채 학교를 그만두고 부모님 품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그런 자신을 따뜻하게 보듬어준 부모님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노래 신청을 하고 있었죠. 그 힘들었던 사연을 듣고 있던 라디오 진행자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You are not the first, you are not the last either. 당신은 첫 희생자도 아니고, 마지막 희생자도 아니에요.(모두가 겪을 수 있는 아픔입니다.) 문맥없이 번역을 하니 그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습니다만.. 딜라일라 Delilah 라는 라디오 진행자인데, 미국 전역으로 방송되는 꽤 유명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입니다. 청취자 사연에 조언도 해주고 신청받은 노래도 들려주는데, 아마 다음에 자세히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 같네요. 맛보기로 사연 하나(나쁜 남자친구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딸을 둔 엄마 사연)와 홈페이지 링크 걸어둡니다. 



www.delilah.com 바로가기



아무튼 잠시 샛길로 빠진 이야기를 되돌려서 정리하면, 


곳곳에 암초가 기다리는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마음을 좀 더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것이 제가 강연을 듣고 나름대로 정리한 마음의 평화를 찾는 공식입니다. 말로는 쉽지만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이 어렵긴 합니다. 그래서 수행과 기도의 길은 멀고도 험한가 봅니다.


그리고 즉문즉설 휴스턴 강연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스님 말씀은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여러 방송매체를 통해서 많이 알려지다 보니 강연을 찾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그 만큼 기대치가 높아져서 실망하는 사람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덩달아 많아졌다고 합니다. 종교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불교 이야기를 한다고 나가버리는 사람들, 불교 신자여서 들으러 왔는데 자꾸 세상 이야기만 한다고 불평하는 사람들, 그리고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스님의 활동들을 정치적으로 바라보고 색깔을 씌우려는 사람들까지. 그래서 이제 곧 정상을 지나 내리막길이 시작될 것임을 알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 당신이 가진 것보다 과대 포장되기 시작했다고 하셨습니다. 인기와 영향력에 연연하지 않고 이렇게 앞을 내다보고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신다는 것에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찾는 공식도 공식이지만, 이러한 스님의 깊은 통찰력도 오래도록 함께 기억하겠습니다.


그렇게 2시간 반 가까이 진행된 강연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줄을 서시오! 강연장 밖에서 법륜스님의 사인회가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가까이에서 한 장, 찰칵! 


개인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한 번 들어보세요.



* 블로그 내 관련글: 심리학전공자가 즐겨 듣는 심리상담 프로그램



Posted by Mr. G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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